Heineken Jammin Festival 2008 – 베니스 여행 중에

주변 지인들이나 제 블로그 피드를 구독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지난 6월달에 3년 맞이 안식 휴가를 받아 이태리로 잠깐 여행을 갔다왔습니다. 이태리 전체를 다 돌기에는 시간 관계 상 로마와 북부만 돌았는데 마침 베니스에서 락 페스티발이 열리는 것 아니겠습니까… 그것도 엄청 빠방한 라인업으로 하는 겁니다.

이런 정보를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보시면 검색하면 나와요 라고 밖에 할 수 없지만 사실 이 페스티발을 목표로 했던 것이 아니라 페스티발 몇 일전 밀라노에서 이틀간 열렸던 RadioHead의 이태리 투어가 목표였습니다만 표가 몇 달전에 이미 매진되었더군요. 꿩대신 닭인 페스티발이었지만 공연 자체는 훌륭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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겁나 큰 산 줄리아노 공원. 한국에 이 정도로 큰 공원은 보지를 못 한듯 하지만 그늘이 없어서 태양에 완전 익어 버렸어요. 생긴지 얼마 안 된 공원인건지 구글 어쓰나 버추얼 어쓰 모두 잔디가 없는 모습만 나오는군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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페스티발의 공식 로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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공연 스케쥴 가이드. 두번째 날의 헤드라이너는 Vasco Rossi 라고 하는 이태리에서 매우 유명한 뮤지션인듯 한데 뮤직비디오 나온걸 보니 진짜 아저씨… 알고보니 이 페스티발은 98년부터 매년 베니스에서 열리는 나름 역사 있는 페스티발이더군요. 다른 나라 페스티발 못지 않게 빠방한 라인업을 가지고 계속 해온듯해요.

제가 본 날은 페스티발의 첫 날로 헤드라이너는 Linkin Park 였습니다. 사실 Linkin Park는 예전 한국 첫 공연을 보기도 했고 한 번 더 오기도 했었지요. 그때 공연과 비슷하겠거니 크게 기대는 안 했었습니다. 거기다 최근에 나왔던 앨범은 좀 실망이었거든요.

페스티발은 총3일 동안 진행되었고 마지막날의 헤드라이너는 Sting이 활동했던 The Police였습니다. 저는 재결성 했다는 소식을 못 들었는데 언제 재결성 한건지 아시는 분 계시면 알려주세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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공연 중간에 틀어주던 참가 뮤지션들의 뮤직 비디오 중에 The Police 시절의 뮤직 비디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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메인 스테이지

오후 3시부터 이태리 밴드들을 시작으로 페스티발은 막을 열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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절대 알수 없는 이태리 밴드. 타임 테이블 찾아보면 확인은 할 수 있겠지만… 그나저나 이태리 밴드들 정말 음악 못 하는게 밴드 대부분의 스타일이 하드 코어인데 그루브가 거의 없어서 달리기만 하더라는 겁니다. 보면서 우리 나라 밴드 절대 못 하는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만 들더군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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널부러져 있는 사람들. 저도 중앙 콘솔이 만들어준 그늘 밑에서 가만히 누워 있었습니다. 겁 없이 돌아다니다가는 완전 익어버리겠더라고요. 썬 크림이나 바르고 갔으면 그나마 괜찮았겠지만 그것도 아니라…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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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용한 양식과 암표로 산 티켓. 세금 포함 48유로인데 40유로에 쇼부 치고 구했습니다. 처음에는 50유로를 부르더군요. 정상적인 48유로 티켓을 팔고 있는데 암표 주제에 50유로를 부르는 배짱은 어디서 나오는건지…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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드디어 메인 밴드의 시작을 알리는 Iggy & The Stooges. 제가 알기로 이기 팝 아저씨 50대가 훨씬 넘어 60에 가까운 걸로 아는데 에너지가 넘치다 못 해 아주 쏟아 내시더군요. 해가 지려면 한참이나 남은 시간에 태양이 너무 강해 연신 fuck the sun을 외치면서 노래하시는데 은퇴하시려면 최소 10년은 더 활동해야 할 것 같아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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Queens of the Stone Age. 저는 이들의 히트곡의 뮤직 비디오만 보고 비호감이라 신경을 쓰지도 않았던 밴드인데 공연 보고나니 생각이 바뀌더군요. 라이브도 잘 하고 노래도 좋더라고요. 앨범도 구해봐야겠어요. 관객의 반응도 상당히 좋았습니다. 중간에 이태리어로 인사하고 다들 좋아 죽는거보니 관객은 어느 나라 가도 똑같구나 하는 생각만…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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8시가 넘어가니 서서히 해가 지기 시작합니다. 한국보다 위도가 높아서 가뜩이나 해가 긴데 썸머타임까지 하는 중이라 9시가 되야 해가 지더군요. 덕분에 야경 찍을 수 있는 시간까지 밖에서 놀기가 힘들어서 여행하면서 찍은 야경 사진도 얼마 없네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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쓰레기 절대 안 치우는 사람들. 맥주 캔 같은 것들 사방에 널려 있습니다. 현지 사람들도 쓰레기 안 치우는데 여행자인 제가 굳이 쓰레기 치울 이유는 없죠. 그냥 막 버렸습니다. 사실 맥주도 한 잔 밖에 못 마셨어요. 돈을 너무 안 가져가서. 하이네켄 생맥주가 5유로나 할 줄은 생각도 못 했어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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드디어 올라오는 헤드라이너 Linkin Park. 이태리 얘들도 겁나 좋아하더군요. 떼창 수준이 한국 사람들 못지 않더라고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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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운드나 무대 셋팅 같은 공연에 필요한 것 모두 아주 좋았어요. 특히 사운드는 지금까지 봤던 공연 모두를 통털어 최고였어요. 공연 스탭들의 노련함의 승리라고 해야 할까요? 아믛든 질이 틀리더라고요. 링킨 파크 혼자서만 거의 1시간 반 넘게 했던 것 같지만 저는 버스 시간의 압박 때문에 중간에 걸어 나와야했습니다. 버스를 놓치면 섬까지 들어가기 위해 엄청 긴 다리를 걸어가야 했거든요. 버스가 전력으로 10분동안 달릴 거리를 걸어가야 한다니 답이 안 나오더라고요.

그리고 이날 서브 스테이지의 헤드라이너는 Sex Pistols였습니다. 저는 더위에 지쳐서 메인 스테이지를 떠나지 않았는데 얼굴이라도 볼걸 그랬어요. 이렇게 대충 6~7시간 정도 뙤약볕 밑에서 엄청나게 달리고 왔습니다. 스테이지 근처를 슬슬 돌아다녀 보니 진짜 동양인은 딱 저 하나더군요. 웬지 주눅드는 느낌이기도 했지만 열심히 달렸습니다.

다음에 다시 외국으로 여행 나갈 일이 있다면 가장 먼저 목적지 나라의 공연 스케줄을 확인 한 다음에 여행 스케줄을 잡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어요. 멋진 페스티발 가서 지중해의 태양을 온 몸으로 맞아가며 죽도록 놀아서 좋긴 했지만 라디오헤드를 못 봤다는 아쉬움은 없어지질 않더라고요. 공연 좋아하시는 분들 여행 가실 때 꼭 체크하시기 바랍니다.

페스티발 사진 전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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